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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사진의 지평을 연 구본창 작가 대규모 회고전 리뷰. The Photographer Koo Bohnchang: Opening New Horizons in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y

by 오전 11시26분 2025. 10. 25.

 

한국 현대 사진의 지평을 연 구본창 작가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습니다.

구본창 작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사진이 단순한 객관적 기록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섰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매체의 특성을 사진에 반영하여 주관적인 표현이 가능한 새로운 형식의 예술사진, 즉 ‘연출사진 (making photo)’을 제작해 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국 현대 사진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오는 14일 열리는 구본창 작가(70세)의 대규모 회고전에 대해 깊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최 관장은 이 전시가 내년에 문을 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전시라고 밝혔습니다.

구본창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기획자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한국 사진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했으며, 한국 사진계의 선배, 동료, 후배들의 작업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힘썼습니다. 또한, 시대를 앞서가는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사진이라는 장르를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확장해 온 작가라고 평가받았습니다.

구본창 작가의 작품 활동을 이끈 원동력은 바로 호기심과 열정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보잘것없거나 관심 두지 않는 사물들에서 영혼을 끌어내며,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사진작가는 아니었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무역회사인 대우실업에 근무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출퇴근을 반복하던 일상에서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독일로 떠났습니다. 이는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던 배경 때문이었다고 전해졌습니다. 독일 주재원으로 다시 회사 생활을 하던 중, 함부르크에서 만난 시각적인 거리에 매료되었습니다. 결국 1980년 함부르크 조형미술대학에 입학하여 사진 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결과가 빨리 나오는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 유학 시절에 제작된 초기 유럽(1979년~1985년) 도시 풍경 사진들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귀국 후, 1988년 워커힐미술관에서 '사진, 새시좌'를 기획하여 ‘연출사진(Making photo)’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며 한국 현대사진의 서막을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2000년 로댕갤러리에서 열린 '구본창 사진전'을 통해 작가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04년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인 '백자' 시리즈는 조선 백자의 담백한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사진계를 넘어 미술계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파격과 실험을 거듭하던 구본창 작가는 이후 자연을 향한 관조적 응시를 거쳐,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2018년에는 청화백자 연작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구본창 작가의 작품은 현재 런던의 영국박물관, 보스턴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파리 카르나발레 박물관, 파리 기메 미술관, 바젤 헤르조그 재단, 교토 카히츠칸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한국 사진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47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미술 부문(대통령 표창)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서소문 본관 1층과 2층 전관을 할애한 이번 회고전은 사진작가에게는 이례적인 대규모 전시로 기록되었습니다. 구본창 작가 개인에게도 국내 첫 공립미술관 개인전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제목 그대로 '구본창의 항해'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작품과 자료를 포함해 총 1100여 점이 대중에 소개되었습니다. 작가가 제작한 50여 개 작품 시리즈 중에서 총 43개 작품 시리즈를 선별하여, 1968년에 제작된 '자화상'부터 최근작 '익명자'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전 시기에 걸친 작품들을 최초로 한자리에서 선보였습니다.

특히 2024년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서울특별시 문화본부가 수집한 작가의 주요 작품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사진, 새시좌'에 출품되었던 '탈의기' 등을 비롯하여, 구본창 작가가 수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다양한 수집품들도 총망라되었습니다. 전시는 '호기심의 방'→'모험의 여정'→'하나의 세계'→'영혼의 사원'→'열린 방'의 5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발단, 전개, 결말의 서사적인 흐름을 따라 작가의 예술 세계를 조명했습니다.


Photographer Koo Bohnchang has been instrumental in carving out a new domain in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y. Since the late 1980s, he has moved beyond the traditional role of photography as objective documentation. Instead, he has pioneered a new form of art photography, the "making photo," which allows for subjective expression by reflecting the characteristics of various mediums such as painting, sculpture, and print.
Choi Eun-ju, Director of the Seoul Museum of Art, which opened a major retrospective of the 70-year-old photographer Koo Bohnchang on the 14th of the month, emphasized the significance of the exhibition. She stated that this exhibition is crucial as it serves to re-examine the future direction of the Seoul Metropolitan Museum of Photography, scheduled to open next year.
The Director praised Koo Bohnchang as a preeminent Korean artist and curator who has contributed to the globalization of Korean photography through numerous domestic and international exhibitions. She highlighted his efforts to actively promote the works of his seniors, colleagues, and younger generations to the international stage. Furthermore, she recognized him as an artist who, through experimental work that was always ahead of its time, successfully expanded photography into a genre of contemporar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