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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 "The Master of Light Caravaggio

by 오전 11시26분 2025. 10. 12.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는 진정한 명작의 감동을 선사하며 깊은 울림을 남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의 원화는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궤적과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듯했습니다. 뛰어난 사실주의와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 명암 대비) 기법으로 바로크 시대를 열었던 그의 작품을 국내에서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 The exhibition "The Master of Light Caravaggio & the Faces of Baroque" held at the Hangaram Museum of Art at the Seoul Arts Center was a special experience that impressed the true masterpiece and left a deep resonance.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허문 시선: <성 세바스찬>
관람객님께서 특히 **<성 세바스찬>**에서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하신 점은 카라바조 예술의 핵심을 꿰뚫고 있습니다. 순교자 성 세바스찬은 전통적으로 숭고하고 이상화된 '성인'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카라바조는 그 인물을 지극히 인간적인 고통과 사실적인 육체를 가진 존재로 묘사합니다.
카라바조 이전의 화가들이 세바스찬의 영웅적 순교나 완벽한 몸에 집중했다면, 카라바조는 그 고통을 목격하는 '우리의 시선', 즉 죄인이자 세속적인 존재인 우리의 시선을 그림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단순히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표현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가장 비극적이고 극적인 순간에 인간의 본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관람자에게 강렬한 심리적 공명과 종교적 실재감을 느끼게 하려 한 것입니다. 그의 성화(聖畫) 속 인물들이 길거리의 평범한 모델, 심지어는 사회적 약자들의 얼굴을 하고 있는 이유 또한, 성스러운 주제를 가장 현실적인 삶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교감하고자 했던 그의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천재의 고뇌가 담긴 흔적: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또 다른 인상적인 작품인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에 대한 관람객님의 세밀한 관찰력은 매우 탁월합니다. 다윗의 귀 부분에서 발견하신 수정의 흔적(Pentimento), 즉 '귀 크기가 맞지 않아 수정한 듯한 이중의 선'은 카라바조가 완벽한 밑그림 없이 캔버스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알라 프리마(alla prima)' 방식을 선호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증거입니다.
이는 작품이 치밀한 계산보다는 화가의 순간적인 영감과 역동적인 작업 과정 속에서 탄생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살인죄로 도망자 신세였을 때, 교황청의 사면을 구하기 위해 로마의 유력자에게 보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목 잘린 골리앗의 얼굴은 카라바조 자신의 처참한 자화상으로, 그리고 슬픔과 연민이 가득한 다윗의 얼굴은 젊은 날의 자신이나 혹은 그를 대신하여 용서를 구하는 존재로 해석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