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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예술의 즐거움: 이왈종 미술관 방문 추천. Lee Wal-jong Museum of Art

by 오전 11시26분 2025. 10. 15.

The joy of art discovered through the traveler's perspective: Recommended to visit the Lee Wal-jong Museum of Art

곧바로 제주도 여행을 떠나시는 분에게 저는 주저 없이 이왈종 미술관 방문을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작가에 대해 깊은 관심이 없는 상태로, 쌀쌀한 날씨 탓에 실내 공간을 찾다가 우연히 이곳에 들렀습니다. 하지만 그 우연한 만남이 오히려 이왈종 작가의 예술 세계에 깊이 매료되는 계기가 되었고, 제주 여행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For those who are going on a trip to Jeju Island immediately, I would like to recommend visiting the Lee Wal-jong Museum of Art without hesitation. I also have no deep interest in the artist, and I accidentally stopped by here while looking for an indoor space due to the chilly weather. However, the accidental meeting served as an opportunity to be deeply fascinated by artist Lee Wal-jong's art world and remains a valuable memory of his trip to Jeju.

이왈종 예술의 매력, '개성적 변형'의 세계
이왈종 작가의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상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선,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변형 능력에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제주의 풍경과 일상을 소재로 하지만,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작가의 사유와 상상력을 거쳐 재창조된 '이상향으로서의 제주'를 보여줍니다.


그의 대표적인 연작 제목인 **'제주생활의 중도(中道)'**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만물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불교의 '중도' 사상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그림 속에서는 사람, 새, 꽃, 노루, 심지어 TV나 자동차와 같은 인공물까지도 크기나 중요도에 차별 없이 자유롭게 어우러집니다. 나무 위에 집이나 자동차가 매달려 있고, 물고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의 비현실적인 구도는 현실의 번뇌와 갈등을 벗어난 평화롭고 명랑한 작가만의 세상을 펼쳐 보입니다.
또한, 한국화의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채(채색)를 사용하면서도 민화적 요소와 해학이 담겨 있어 보는 이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그의 그림에 종종 등장하는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라는 문구처럼, 작품들은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품어 안고 있습니다.
평면을 넘어선 즐거움, 입체 작품과 공간의 미학
미술관에서는 평면 회화뿐만 아니라 작가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긴 입체적인 모빌, 부조, 도예 작품 등 다양한 영역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했습니다. 특히, 그의 그림 속 요소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입체 모빌로 제작되어 걸려 있는 모습은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작가가 동양화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분야인 부조 작업을 시작으로 평면을 벗어나 입체적인 영역까지 확장해 왔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미술관 자체도 하나의 큰 예술 작품입니다. 제주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자리한 미술관 건물은 마치 백자 찻잔을 연상시키는 이색적인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작가가 직접 건축 디자인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 공간은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전시장 한편이었습니다. 작품의 구상과 제작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철학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공간을 보면서 '나도 저런 공간을 가질 수 있다면' 하는 꿈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공간은 작가에게 **'작업실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까지 마련하였으니 이제 더 바랄 것이 없다'**라고 말하게 했던, 작가의 '제주 생활'의 정수가 담긴 곳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옥상 정원에서 만나는 제주의 풍경
전시를 다 둘러본 후에는 옥상 정원에 꼭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이곳에서는 작가의 다채로운 조각 작품들과 함께 서귀포의 푸른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맑은 대로, 흐린 날에는 흐린 대로 제주의 자연이 주는 감동을 새로운 각도에서 눈에 담아갈 수 있는 **왈종미술관만의 '히든 스팟'**입니다.


이왈종 미술관은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화려하면서도 해학적인 작품들을 통해 현실의 건조함에서 벗어나 꿈을 꾸게 만드는 밝고 화사한 생명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우연히 방문하여 그의 작품을 사랑하게 된 저처럼, 독자님께서도 이왈종 미술관에서 제주 여행의 뜻밖의 기쁨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